“갑자기, 아무 이유 없이 터질 듯이 심장이 뛰거나 또는 가슴이 답답하고 숨이 막혀서 질식할 것 같은 증상을 겪지는 않았습니까?”“식은땀이 나며 손발이 저리며, 어지러워서 정신을 잃고 쓰러질 것 같은 무서운 경험을 한 적은 없으십니까?” “이러한 무섭고 끔찍한 고통이 또다시 엄습해 오지 않을까 하고 불안하고 초조합니까?” “때로는 전혀 예상치 못했던 순간에, 예를 들면 집에서 쉬고 있을 때, 느닷없이 이 무섭고 고통스런 증상들이 나타나지는 않습니까?” “이러한 무서운 느낌이 다시 올까 봐 예전에는 마음 편하게 했던 일들도 더 이상할 수 없게 되었습니까?” “지하철을 타거나 붐비는 백화점에 들어갈 때면 언제나 미리부터 걱정하고 두려워하게 됩니까?”
어떻습니까? 지금까지 말한 내용이 여러분의 경우와 비슷합니까? 만약 그렇다면, 여러분은 공황발작 및 그 결과로 생겨난 심한 불안과 공포증을 앓고 있을 가능성이 큽니다.
일반인들도 공황발작 증상은 아주 흔하게 경험 합니다. 전체 인구의 30% 이상이 1년에 적어도 한 차례 이상의 공황발작 증상을 경험하는데, 이들은 대개의 경우 시험을 치거나 여러 사람 앞에서 연설할 때처럼 강한 스트레스를 받는 경우에 공황발작을 경험합니다.
하지만, 특정한 스트레스가 없는 상황에서 느닷없이 공황발작을 경험한 비율도 1년간 전체인구의 약 9~14%가 된다고 합니다. 이런 분들이 모두 공황장애로 진행되지는 않으며 실제 공황장애로 진단이 내려지는 경우는 전체인구의 2.5%가 일생에 한번은 공황장애로 진단을 받는다고 합니다. 1년을 기준으로 생각할 때는 전체인구의 1.5%가 공황장애를 겪고 있는 것으로 보시면 됩니다.
이러한 것을 기준으로 삼아 우리나라 전체에서 환자수를 추정해 보면 약 50~70만의 공황장애 환자가 있는 셈입니다. 공황은 사회경제적 수준이나 직업 혹은 성격에 관계없이 누구에게나 일어날 수 있는 흔한 병입니다.
예기치 못한 상황에서 갑자기 응급반응의 신체적 증상(공황발작)을 경험하면서 자신이 미쳐버릴지도 모른다고 믿는 사람들이 의외로 많습니다. 그들은 흔히 정신분열병(조현병)이라고 알려진 심한 정신장애를 연상하면서 자신도 혹시 그렇게 되지 않을까 불안해 합니다. 그러나 이 두 질환은 근원적으로 완전히 다른 병입니다.
정신질환은 크게 정신증과 신경증으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정신증의 대표적 질환으로는 정신분열병으로서 망상과 환각 등을 주요 증상으로 하는 병입니다. 즉 정신증은 현실 검증력이 상실되어 있는 병을 말합니다. 쉽게 말해서 현실과 환상 사이를 분간하지 못하여 현실적으로 누가 보아도 사실로서 받아들일 수 없는 현상을 환자 스스로는 현실로 생각하며, 자신의 병에 대한 인식이 없어 스스로는 치료를 받지 않으려고 하는 것이 특징입니다. 예를 들어, 옆집 사람이 자기를 해치려고 한다는 피해 망상을 가진 사람은 다른 사람이 보았을 때 전혀 사실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본인은 그것을 사실로 받아들여 불안해 하는 경우와, 귀에서 명령하는 소리가 들린다는 환청도 전혀 객관적인 증거가 없는데도 명령에 따라 환각적인 행동을 하는 경우를 들 수 있습니다.
그러나 공황장애는 정신증 처럼 현실 검증력을 잃어 버리지는 않습니다. 즉 공황발작 증상이 분명히 자신의 의지와는 무관하게 일어나고 있다는 것을 인식하고 있으며, 이러한 증상으로 인한 불안과 고통은 일상생활에 많은 지장을 초래하여 누구보다 치료의 필요성을 많이 느끼고 스스로 병원을 찾습니다. 또한 정신분열병은 서서히 발병하며 공황장애처럼 어느날 갑자기 발병하는 것이 아닙니다. 정신증과 신경증은 병의 원인, 증상, 진단, 치료, 예후 모든 면에서 그 뿌리가 다르며 정신증이 신경증이 되거나 신경증이 악화되어서 정신증으로 되는 일은 없으므로 공황장애로 인하여 혹시 미치지는 않을까 하는 염려는 전혀 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아닙니다. 공황발작은 누구라도 경험할 수 있는 불안반응의 하나입니다. 아주 위험하고 위협적인 상황에서 또는 몸 상태가 많이 안 좋을 때는 심한 불안이나 공황발작을 경험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불안신경증이 있거나 우울장애가 있는 경우에도 공황발작 증상을 경험 할 수 있습니다. 다시 말해서 공황발작 증상은 공황장애뿐만 아니라 심한 스트레스 상황에서나 다른 정신과적 질환이 있는 경우에도 하나의 증상으로 경험할 수 있습니다.
정신건강의학과에서 공황장애로 진단을 내리는 경우는 예기치 못한 상황에서 공황발작을 한번 이상 경험하면서 기타 기준을 충족해야 공황장애로 진단을 하게 됩니다.
공황발작이 반복되면 될수록 신경이 다 소모되어 나중에는 작동 불능상태에 빠질 것이라는 걱정은 전혀 근거 없는 말입니다. 우리 몸의 신경은 불안으로 인해 손상되거나 소모되지는 않습니다.
공황발작 시 나타나는 증상은 자율신경계의 교감신경계가 활동하여 여러 가지 신체증상이 일어나지만, 이와 반대로 원래의 편안하고 안정된 상태로 되돌리는 작용을 하는 부교감 신경계가 있어 교감신경계가 지나치게 활성화 되어 몸이 탈진하는 것을 예방하고 보호해 주는 역할을 합니다.
공황발작이 일어났을 때 정신을 잃는 일은 극히 드뭅니다. 공황발작은 자율신경계 중의 교감 신경계가 흥분하여 나타나는 현상이지만 졸도는 이와는 반대로 부교감신경의 흥분에 의해 일어나는 현상입니다. 교감신경계와 부교감신경계는 서로 상반된 작용을 하며 하나가 흥분되면 다른 하나는 억제됩니다. 이를 길항작용이라고 합니다. 따라서 교감선경계가 흥분되어 공황발작이 일어나고 있을 때 부교감 신경계가 흥분되는 일은 불가능하며 따라서 졸도할 가능성도 거의 없습니다.
그런데도 공황발작 시에 느끼는 기절에 대한 두려움은 어지러움이나 머리가 가벼워지는 증상들을 잘못 해석했을 때 나타납니다. 기절은 저혈압이 있는 환자나 스트레스를 받고 혈압이 현저히 저하하는 사람에게서 아주 드물게 나타날 수 있습니다.
공황장애가 있는 분들은 과음 후에 공황발작을 자주 경험하게 됩니다. 이러한 경험이 반복되면 술을 멀리하게 되고 완전히 금주하는 분도 많이 보게 됩니다. 이렇게 과음 후에 공황발작을 자주 경험하는 이유는 술을 마신 후에 오는 숙취감과 금단 증상, 즉 술기운이 빠지면서 느끼는 나른함, 몸이 저릿한 느낌, 손 떨림, 입마름 등의 증상이 공황발작의 촉발하는 중요한 요인중의 하나로 작용하여 공황을 악순환 시키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술이 공황발작을 일으키는 근본적인 요인은 아니며 공황발작을 유발하는 여러 가지 촉발 요인중의 하나라는 것입니다.
커피의 경우도 마찬가지 입니다. 커피에 함유되어 있는 카페인은 대뇌피질의 감각중추를 흥분시켜 중추신경 흥분제, 호흡흥분제의 작용이 있으며 그 외에 강심제, 이뇨제 등의 작용이 있습니다. 카페인의 이러한 중추신경흥분 작용은 신경계를 과각성 시키고 심장박동을 빠르게 하며, 과호흡을 일으켜 마치 공황발작 시에 느꼈던 증상과 유사한 증상을 일으키므로 예전에는 아무 탈없이 즐겨 마시던 커피도 반복해서 공황발작을 겪은 후에는 공황을 촉발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게 되는 것입니다. 한 마디로 자라보고 놀란 가슴 솥 뚜껑 보고 놀란다는 말입니다.
공황발작 증상은 처음에는 예측하지 못한 상황에서 갑자기 발생하지만, 자세히 살펴보면 유발요인(촉발요인)이 분명히 있습니다. 흔한 유발요인으로는 스트레스(신체적 또는 심리적), 신체적 질병, 과음 또는 과식, 운동, 카페인이 함유된 음료, 그리고 공황에 대한 생각 등입니다.
그러나 실제 공황의 원인은 위에 언급한 유발요인과는 아무런 상관이 없습니다. 단지 공황발작 때 겪었던 증상과 유사한 느낌을 주는 자극들이 공황을 촉발하는 요인으로 작용하여 공황의 원인으로 잘못 인식되어 회피하게 되는 것입니다. 공황장애를 완전히 극복하게 되면 예전처럼 커피와 술도 즐겨 마시고 아무런 제약 없이 자유롭게 생활할 수 있어야 합니다.
현실적으로는 공황증상이 심한 급성기 때는 술과 커피를 멀리하는 것이 좋습니다. 약물치료 및 인지행동치료를 받으면서 증상이 안정되고, 공황발작의 촉발요인을 잘 알고 대처능력이 충분히 있을 때는 그 동안 회피해왔던 것을 조금씩 하면서 아무런 제약 없이 일상생활을 할 수 있어야 합니다. 궁극적으로는 공황발작에 대한 두려움 없이 사회생활 하면서 술이나 커피를 즐길 수 있어야 합니다. 그러나 아무리 좋아도 과하면 해롭기 마련입니다. 특히 술이나 커피는 과하지 않게 절제하면서 즐기는 것이 건강에 좋으리라 생각됩니다.
그러나 생리가 시작되기 전 5일 동안에는 호르몬의 급격한 변화가 공황장애의 취약성이 있는 사람에게는 신체증상을 더욱 파국적으로 해석하게끔 하여 공황의 빈도를 증가시키는 것 같습니다.반대로 임신은 공황에 대한 억제효과가 있는 것 같습니다.
좀 더 연구가 필요하겠지만, 한 연구에서 임신 동안에 2/3의 환자에서 공황의 중단이나 감소를 보였다고 합니다. 이러한 결과는 임신으로 인한 교감신경계의 반응성 둔화, 가바 활성도의 증가, 동맥 혈의 이산화탄소 수치의 저하 등이 공황을 억제하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추측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어떤 분들은 증상이 하루 종일 계속된다고 느끼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러한 경우는 첫째, 공황발작 자체는 지나가도 잔류 불안감과 예기 불안이 심하여 공황이 계속 지속되는 것처럼 느껴질 수 있습니다. 둘째, 실제로 어떤 분들은 하루 중에 수십 번씩 공황을 겪기도 합니다. 공황발작, 예기 불안상태, 다시 공황발작의 순서로 계속 반복이 되다 보면 하루 종일 공황이 지속되는 것처럼 느껴질 수 있습니다. 그 외에 다른 불안장애가 동반되어 있을 때는 단순히 공황장애만 있는 경우 보다 더 강하게, 더 오랜 시간 불안증상을 경험하게 되므로 그렇게 느낄 수 있습니다.
종합병원이나 대학병원에서는 진료비가 더 많이 나오겠지만, 정신건강의학과 의원인 경우에는 의료보험을 적용해서 처음 진료를 받는 경우(초진)에 본인 부담금이 12,000 ~ 15.000원 정도이며 처방하는 약의 종류에 따라서 다소 변동이 있을 수 있습니다.재진 시에는 1주일 약값을 포함해서 보통9,000원 정도 나옵니다. 검사를 따로 했을 경우에는 진료비가 더 나올 수 있습니다.
개인적인 사정으로 건강보험공단에 진료기록을 남기고 싶지 않는 경우는 보험적용을 하지 않고 진료를 받으시면 됩니다. 진료비는 보험수가의 3배정도 나옵니다.
일반 사람들뿐만 아니라 의료 직에 종사하는 사람들 조차도 정신질환과 정신건강의학과 약물에 대한 고정관념이나 편견을 많이 갖고 있는 것 같아서 무척 안타까운 마음이 듭니다.
의학적으로 약물에 중독이 되었다는 의미는 약물에 심각한 의존성이 있다는 말이며, 여기에서 말하는 의존성은 신체적 의존, 심리적 의존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신체적 의존은 약물에 대한 내성과 약물의 중단 시 금단증상이 생기는 경우를 말합니다. 내성은 같은 정도의 약물효과를 보기 위해서는 용량이 점차 증가하는 경우를 말하며, 금단증상은 약을 끊었을 때 불안증상을 비롯한 다양한 신체적 증상이 나타나는 것을 말합니다.
그러나 정신질환에 있어서는 대부분의 경우 적절한 치료를 통하여 증상이 안정이 되면 약물의 용량도 점차 감소되어 최소한의 효과적인 용량으로 유지되는 것을 볼 수 있을 것입니다. 다시 말씀 드리자면 약물의 치료적인 효과는 내성이 생기지 않는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그런데 담당 의사와 상의 없이 환자 임의로 약물을 갑자기 중단한 경우에는 다양한 신체적 증상 및 불안감을 호소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금단증상도 의사의 처방대로 약의 용량을 단계적으로 줄여나가면 대개는 별문제 없이 약을 중단할 수 있습니다.
약물에 대한 심리적 의존은 약물치료에 대한 부담을 많이 가질수록, 조급하게 약물을 끊기 위한 시도를 많이 할수록 오히려 재발을 잘 하기 때문에 사실은 약물에 대한 심리적인 의존성을 더 키우게 됩니다. 약을 복용하는 것에 대해서 편안하게 생각하고 아무런 걱정 없이 의사의 처방대로 비타민 먹는 것처럼 약을 먹다가 적절한 시기에 담당의사의 처방대로 점진적으로 줄여나가면 오히려 심리적 의존 없이 성공적으로 약을 끊을 수 있습니다.
또한 정신건강의학과에서 사용하는 약물은, 특히 신경증(우울증, 불안장애 등)에 사용하는 약물은 아주 안전하며 부드러운 약물이며 다른 약물과 같이 병용을 하더라도 특별한 문제는 없으며 기존에 심각한 위장병, 간질환이 없다면 위장장애, 간장애도 염려하지 않으셔도 됩니다.